고 박준경 유서

전 마포구 아현동 572-55호에 월세로 어머니와 살고 있었는데 3번의 강제집행으로 모두 뺏기고 쫓겨나 이 가방 하나가 전부입니다. 추운 겨울에 씻지도 먹지도 자지도 못하며 갈 곳도 없습니다. 3일간 추운 겨울을 길에서 보냈고 내일이 오는 것이 두려워 자살을 선택합니다.

저는 이대로 죽더라도 어머니께서는 전철연 회원과 고생하시며 투쟁 중이라 걱정입니다. 어머니도 갈 곳이 없기 때문입니다.

저는 이렇게 가더라도 저희 어머니께는 임대아파트를 드려서 저와 같이 되지 않게 해주세요. 하루가 멀다 하고 야위어 가시며 주름이 느시는 어머니를 보며 마음이 아팠습니다. 어머니께 힘이 되어 드려야 했는데 항상 짐이 되어 부끄럽고 죄송합니다. 못난 아들 먼저 가게 되어 또 한 번 불효를 합니다.

어머니의 안정적인 생활을 바라며 항상 감사하고 사랑했습니다. 또 제가 아는 모든 사람들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