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사히 신문 사설 https://www.facebook.com/100001484896724/posts/2491689780890494?s=100002753118418&sfns=mo
[한일 대립] 이제껏 쌓아온 모든 것을 무너뜨리려 하는가?
한일 국교 정상화로부터 반세기가 지났다. 그렇게 교류를 시작한 이래로 양국 관계는 지금 최악이고, 위태로운 지경에 이르렀다.
긴밀하게 얽혀있는 산업계에서 서로의 발목을 잡고, 시민들의 교류마저 단절되어가고 있다. 이러한 위기를 어떻게 극복할 것이가? 양국의 정치 지도자들은 보복이 아닌 수복(修復)책 마련에 서둘러야 한다.
아베 정권은 어제 각료 회의에서 수출 절차를 간략화하는 국가들에 대한 리스트에서 한국을 제외한다고 결정했다. 안보상의 이유를 들어 무역 상대국으로서의 대우를 격하하는 조치이다.
각료 회의를 마치고 세코 히로시게(世耕弘成) 경제산업성 장관은 ‘한일 관계에 영향을 줄 의도는 없다. 그 어떤 것에 대한 대응 조치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세코 장관을 포함한 정부 관계자들은 7월에 수출규제 발표를 하면서 징용공 문제를 언급했다. 이런 일련의 움직임은 국제적으로도 일본에 의한 보복이라고 여겨지고 있다. 정부가 뭐라고 설명하든지 간에 한일 관계 타격을 줄 것은 분명하다.
지자체와 시민단체들이 교류행사를 중지하거나 연기하는 일이 이어지고 있다. 7월의 반도체 재료 수출규제에 함께 이번 조치는 이를 어떻게 운영하는냐에 따라 한국 경제에 심각한 피해를 줄 수 있고, 일본 산업에도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어제 내려진 결정이 발효되는 것은 이번 달 하순이다. 일본은 양국 관계에 결정적인 상흔을 남길 수도 있는 일련의 수출관리 조치들을 재고하고 이를 철회해야 한다.
한편, 문재인 정권은 대항조치로 안보 영역에서 일본과 맺은 군사정보포괄보호협정(GSOMIA)을 파기하는 것을 검토 중이다. 하지만, 북한이 군사 도발을 계속하고 있는 상황에서 서로의 이익을 위한 안보 협력을 해소하는 것은 현명한 판단이 아니다.
문 대통령은 이렇게까지 사태가 꼬여버린 현실과 이에 대한 자신의 책임을 직시해야 한다. 어제 ‘현상 악화의 책임은 일본 정부에 있다’고 했는데, 이는 일방적인 책임 전가다.
당면한 대립을 완화하기 위해서 집중해야 하는 것은 징용공 문제다. 이 문제에 대해서 문정권은 대법원이 일본 기업에 배상을 명하기 전부터, 일본 정부가 수차례 반복해서 이에 대한 정부의 입장을 표명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이에 응하지 않았다.
문 대통령은 사법부의 판단을 존중하더라도, 행정부로서는 과거의 정권들의 대응에 입각한 사고방식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국민들에게 정중히 설명해야 한다.
일본 정부는 물밑 작업이라도 동원해서, 한국과의 외교적인 교섭에 서둘러야 한다. 한국 정부가 침착하게 국민들에게 상황을 설명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수 있도록 일본도 협조해야 한다.
미국이 나서서 중재하겠다던 이야기는 없던 일이 되었다. 애당초 동맹국 관리에 소극적인 트럼프 정권이 과연 얼마나 진지했을까 의문이다. 앞으로도 한일 양국은 미국에 의존할 것이 아니라, 자립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관계를 만들어 가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지금이야말로 서로의 정치적 역량이 시험대에 올라있다.
오선영
오늘 자 아사히 신문 사설입니다.
한일 관계가 아사히 신문 사설처럼만 돌아간다면 얼마나 좋겠냐마는 현실은 항상 그와 거리가 멀고 심지어 그와 반대로 가는 일도 많다는 것쯤은 이미 잘 알고 있습니다. 그저 이상이고, 당위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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