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교직원 노동조합 성명서

박근혜에게 ‘대통령 아님’을 통보한다

  권력의 장막 너머에서 나라를 사유화한 세력들의 전모가 하나하나 벗겨지고 있다. 극우정치세력과 천민자본세력의 합작에 비선민간실세마저 결합되어 돈을 주무르고. 정치를 주무르고, 나라를 주물러 왔던 것이다. 정권의 배후에 박근혜의 지극히 사적인 인간관계마저 암약하고 있었다니, 지난 3년 8개월간 쏟아낸 정권의 막말과 패악이 도를 넘는 비정상이었던 이유가 더욱 명확해졌다.

 

   2013년 10월 24일 박근혜정권이 전교조에 대해 ‘노조 아님 통보’를 하기 훨씬 전인 2005년 12월 15일 박근혜는 서울 시내 한복판에서 전교조를 한 마리 ‘해충’에 비유했다. 이것도 최순실의 빨간펜 아이디어에 의한 것인지 밝히기 바란다. 9명의 해고자를 문제 삼아 6만 조합원의 노동기본권을 박탈하고34명을 해고하는 무지막지한 전교조 탄압이 가능한 것도, 완전히 비정상적인 청와대 의사 결정 구조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학생들 보기에 참으로 부끄러운 하루하루가 지나고 있다. 교사의 양심으로 자문한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라고 가르칠 수 있는가? 특권과 반칙으로 박근혜와 함께 국정을 농단한 최순실은 돈과 권력을 내세워 학교마저 농단했다. 툭 하면 ‘교권’을 얘기하던 이 정권의 최측근이 딸이 다니는 고등학교와 대학교 교원들에게 내뱉었다는 폭언과 뇌물증여 시도는 용서받지 못할 중대한 교권침해이다. 사회를 오염시키는 두 개의 주범인 ‘권력과 돈’이, 그 어느 곳보다 깨끗하고 공정해야 할 학교에 사적 이익을 관철시키기 위한 반칙에 동원되었던 것이다. 최순실의 학사농단·교권침해 사건에 대해서도 엄정한 조사와 처벌이 뒤따라야 할 것이다.

  

  분명히 할 것은 최순실이 박근혜를 이용해 국정을 농단한 것이 아니라, 박근혜가 최순실을 이용해 국정을 농단했다는 것이다. 따라서 ‘최순실 게이트’라기보다는 ‘박근혜 국기문란 사건’인 바, 문책 대상 1순위는 어디까지나 대통령이다. ‘녹화 방송’을 동원한 박근혜의 허술한 사과가 거짓이었음은 만천하에 드러났다. 전쟁이 나자 ‘녹음 방송’으로 국민을 속였던 이승만정권의 말로처럼 박근혜는 이미 파국의 길로 들어섰다. 반헌법적인 직무수행 행태가 드러난 이상 박근혜정권은 헌법으로부터 임기를 보장받지 못하게 되었다. 이제 국민들이 나서서 박근혜의 대통령직을 박탈해야 할 때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국민 앞에 성역이란 없다!

 

  제2, 제3의 최순실이 존재하는 한, 비선실세와 공조하는 비정상의 통치행태가 존재하는 한, 그리고 국민에게 불통하면서 극소수 최측근에 한하여 소통하는 대통령이 존재하는 한 국정농단은 계속될 것이다. 이 정권이 물러나지 않는 한, 민주주의 파괴와 노동자 공격과 민생 파탄은 멈춰지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박근혜가 물러나야 이 나라가 산다. 전교조는 박근혜에게 ‘대통령 아님’을 통보한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전국공무원노동조합과 함께, 국민을 배신하고 국정을 파탄 낸 박근혜정권의 ‘퇴진’을 요구하는 교사·공무원 시국선언을 추진하기로 결정하였다. 시국선언문과 선언자 명단은 2016년 11월 4일(금) 기자회견을 통해 발표할 것이다. 불의한 정권에 대해 협조를 거부하고 국민을 위한 봉사자로서 가야할 길을 가려는 것이다. 역사에 부끄럽지 않은 이름으로 남으려는 교사와 공무원들이 명예로운 선언에 대대적으로 참여하게 될 것이다. 정권의 어떠한 겁박도 양심의 명령과 살아있는 시민정신을 깨뜨리지 못할 터, 사회 곳곳에서 봇물처럼 터져나오는 박근혜 퇴진의 함성과 거리에 넘치는 정의의 물결로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위기를 씻어내고 사람이 살만한 나라를 만들어가자!

2016년 10월 29일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박근혜에게 ‘대통령 아님’을 통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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